본 졸업생 인터뷰 코너는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하여 재학생들과 예비 신입생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고자 편성하였습니다. 학계, 산업계, 공직, 창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첫 인터뷰 대상자는 2010년에 학부 졸업을 한 이후 현재 미국 Apple사에서 근무중인 진문섭 동문입니다.
Q1. 전 세계에서 한손으로 꼽을 수 있는 최고의 회사중 하나인 미국 Apple사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또한 이전에는 전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에서도 일하셨습니다. 두 직장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먼저, 제가 현재 근무 중인 Apple은 잘 아시다시피 소비자 전자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로써 제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전반에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Apple은 제품 하나하나에 수많은 정밀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광학 기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을 계측하고 검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ASML San Diego 지사에서 근무했습니다. ASML은 반도체 리소그래피 장비, 특히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일한 공급업체로,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나노미터 수준의 패터닝’을 가능하게 합니다.
제가 일했던 San Diego 지사는 EUV 시스템의 핵심인 광원(Source) 시스템을 개발하는 곳으로, 저는 그 안에서 고온 플라즈마 발생, 정밀 정렬, 진공 및 열 관리 시스템을 포함한 정밀 광학 및 시스템 설계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각 산업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과 품질을 요구하는 곳으로, 이곳에서의 경험이 제 시야를 넓히고 전문 커리어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2. 현재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으신 업무와, 업무에 필요한 역량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현재 저는 Apple 디스플레이 개발 부서에서 측정 및 계측(Metrology)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규 디스플레이 구성 요소가 개발될 때, 예를 들어 새로운 렌즈가 광학적으로 왜곡을 일으키지 않는지, 조명 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Apple에서는 기존에 없던 부품이나 구조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측정 솔루션을 새롭게 설계하고 구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저는 기구 설계부터 광학계 정렬, 소프트웨어 제어,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측정 시스템 전반을 직접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발 환경에서는 전문 분야가 다른 팀원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매우 중요하며, 문제를 빠르게 공유하고 함께 해결 방향을 모색하는 소통 능력 역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Q3. 2010년에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학부를 졸업하셨습니다. 이후 직장에 이르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셨던 것이 있으셨나요?
특별히 정해진 목표를 두고 준비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과 제가 스스로 도전하고 싶었던 활동들이 결과적으로 지금의 진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 시절에는 호주로 1년간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하며 영어 실력을 키우고자 했고,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이후 미국 유학과 취업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 장벽을 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학부 졸업 후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시기에 아프리카로 자원봉사를 다녀온 경험도 있습니다.
당시 많은 분들이 ‘중요한 시기에 왜 거길 가느냐’며 회의적으로 보셨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과 열망에 과감히 도전했고, 그 경험은 저에게 매우 소중했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미국 대학원 입학과 취업 인터뷰 과정에서도 이 경험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4.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에서 배운 것이 특별히 지금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으신지요?
학부 시절 저는 기계시스템 중에서도 제어공학과 전기전자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현재 제가 주로 하는 업무가 광학 정렬과 모터 제어 기반의 측정 업무를 주로 하기 때문에, 학부와 대학원에서 배운 기초 지식들이 현장에서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학부 시절 기계설계나 공차 해석 과목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CATIA도 기본적인 수준만 다룰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ASML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공차 해석 개념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고, 현장 업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부 때 기초를 좀 더 탄탄히 다질 걸’ 하는 후회도 있었지만, 실무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ASML에서 맡았던 열 해석 프로젝트에서는 대학원 시절 들었던 열 수치해석 수업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기초 학문과 실무 적용 능력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일은, 대학원 동료가 제가 사용하는 해석 소프트웨어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 업무 중 막힌 부분을 직접 질문하며 빠르게 해결했던 경험입니다.
이를 통해 기술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와 좋은 관계가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된다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좋은 인연이 큰 자산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Q5. 학부 졸업 후 대학원을 김대석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광기술연구실에 진학하셨습니다. 진학을 결정하셨던 이유와, 대학원 경험이 현재 일을 하시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부 4학년 때 ‘내가 진짜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광학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실험실 복도에 걸린 다양한 연구 포스터를 보며, 실제로 ‘보이는 것’을 다루는 기술에 큰 매력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김대석 교수님의 광기술연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과 면담하며 주로 반도체에 적용되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시야가 크게 넓어진 느낌이었고, 본격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광학 계측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정렬하며 측정 결과를 분석하는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실습 중심의 훈련 덕분에 미국 대학원이나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광학 정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은,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실험 데이터 수집 과정을 자동화한 일입니다.
‘더 효율적으로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 매트랩으로 자동 측정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했고, 3일간 코딩한 끝에 2~3시간 걸리던 작업이 3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실험 효율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자신감과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이는 현재 Apple에서 측정 시스템 설계, 제어 자동화,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후 광학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고자 미국 유학을 결심했고, 다양한 광학 분야를 접하며 시야를 넓혔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ASML과 Apple 입사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되었으며, 전공에 대한 진정성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뷰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Q6. 선배님과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이 대학생활 중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도움이 될까요?
후배 여러분께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교수님 연구실에서 인턴 기회를 얻어 직접 연구에 참여하는 경험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은 실무에 나갔을 때 큰 자산이 됩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지원자를 평가할 때 인턴 경험이 중요한 기준 중 하나입니다.
또한, 해외 유학이나 외국계 회사 취업을 꿈꾼다면 연구실에서 논문을 읽고 학회에 참석하는 경험이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로벌한 흐름을 접할 수 있고, 진로 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무엇보다 영어 공부는 꾸준히 병행할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외국계 회사 면접, 업무 이메일 작성, 기술 문서 이해, 동료와의 회의 등 영어 사용 범위가 매우 넓어, 영어는 기본이자 필수 도구입니다.
제가 현재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리고 업무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술 대부분이 대학원 시절 연구실에서 처음 접하고 익힌 것들입니다.
직접 광학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지금 제 커리어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Q7. 선배님은 재학시절에 공부를 잘 하셨나요?
저는 학부 시절에 공부를 아주 잘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졸업할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학점을 무사히 취득했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관심이 있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크게 열정을 쏟지 않았고, 공학 이수 프로그램도 이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심리학과 같은 다른 분야의 교양 과목을 재미있게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관심이 있었던 전공 수업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원래 물리보다 수학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접근하는 과목이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혼자 밤새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과목에서는 좋은 성적도 받았습니다.
Q8. 대학생활 중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아니면 이것만큼은 꼭 해봐야 되는 게 있나요?
대학 시절 가장 아쉬웠던 점 중 하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것입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미국 대학으로 교환학생으로 오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저도 왜 그 기회를 잡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께는 기회가 된다면 꼭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친구들이 이후에 유학을 결심하거나 현지에 자리 잡는 경우도 많이 보았고, 그런 경험이 커리어뿐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Q9. 학교를 다니실 때 가장 즐거우셨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는 선후배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공부하고 연구했던 시간이 특히 즐거웠습니다.
예를 들어, 광학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배움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교수님을 따라 해외 학회에 참석하며 국제적인 연구 동향을 접하고 경험을 넓혔던 것도 값진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새로 들어온 후배들에게 광학 이론을 설명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던 경험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며 함께 놀러 다니고 친목을 쌓았던 시간들이 매우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10.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대학원 조교로 있으면서 학부생들의 실험 수업에 참여했던 경험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학부 시절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실질적인 실험과 프로젝트 수업이 제공되고 있었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환경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수업 과정이 단순히 정해진 커리큘럼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과, 이를 위해 노력하는 교수님들과 조교 선생님들의 유연성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과 거리감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학과 분위기도 큰 장점입니다.
저 역시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교수님들과 상담하며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그 경험은 제 커리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Q11. 커리어 측면에서, 그리고 커리어 외적인 인생 측면에서 선배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커리어 측면에서는, 광학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서, 사용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경험해온 길과 배움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조언과 방향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친구들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선배가 되는 것이 제 장기적인 꿈입니다.
기술과 사람, 두 영역 모두에서 의미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기계시스템공학부의 자랑스런 동문으로서 후배들을 위한 덕담 부탁 드립니다.
저도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진심을 다해 성장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교수님들도 한때 진로 고민이 많았던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로 고민을 혼자 끌어안지 마시고, 교수님들과 자주 소통하며 함께 방향을 찾아가세요.
기계시스템공학부 후배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언젠가 우리의 길이 겹쳐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